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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인/생각/일상

2014.08.17.

1. 여행길에 만난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모티브가 되었다. 신은 역시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.

2. sns는 돌이켜보면 나에겐 단점이 더 컸었다. 작가의 보여주고 싶어하는 이미지, 글,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는 독자와 관객의 입장은 GAP이 있으나, 댓글이라는 수단으로 GAP을 줄여나간다. 제 3의 초대받지 않은 관객, 타인의 삶에 관심있어하는 이들은 이 프레임 전체를 보고 작가를 판단해버린다. 사람들의 살아온 행적을 궁금해하고,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보려 부단히 노력한다. 냉철한 판단이라는 기조의 표명아래, 실상은 시니컬?해지고 네거티브 해진다.

그게 나였다. 작가, 관객, 제 3의 관객의 1인 3역을 수행하느라, 내 삶이 없어진 느낌을 받았다. 8/14~16 혼자 여행을 다니며, 나한테 분명 문젠 있는데 그게 도대체 뭐야? 예전과 내가 얼마나 달라진거야? 라는 생각을 곱씹으며 걸었다.

타인을 관찰하느랴, 타인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관리하느랴, 정체성/시간들을 잃어버린 후의 상실감은 아닐까? 그래서 다 지웠다.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자전거를 탄다는 친구를 따라하기로 했다. 새로만든 블로그를 통한 일주일 한번의 성찰을, 스스로에게 약속하기로 했다.

3. 30살, 한참 연애로 구혼할 상대를 찾는 시기이다. 나또한, 별의 별 소개팅을 다 나가봤다. 각종 매체에서 봐왔던 소위 된장녀?를 구별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첫 만남들을 대했다. 돌이켜보면, 내가 오히려 된장남이었다.

그녀들의 과거를 묻고, 직업을 묻고, 이것저것 따지고. 성급했고, 시니컬했다. 그러다가 큰 코 다쳤다.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고, 그 삶들이 궁금했다. 마구 찾아보고, 묻고.. 마음은 온전히 그사람에게 향하고 있었지만, 더러운 이성은 그렇지 않았나보다. 그게 들켰는지, 단칼에 peng.. 사람을 순수하게 보아야 하고,

그전에 내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. 참 좋은 분이었는데.

4. 2014년의 남은 3개월의 목표는 사람을 바라보는 순수함을 돌이켜내고, 열정을 찾아내는 것. 조금 더 묵직해져야겠다. 일이야 어떻게든 될테니,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사람을 잘 만나보고싶다. 그때로 돌아가야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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