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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인/생각/일상

2015년 3월 5일

31살 1/3, 이맘때쯤 느끼는 생각.

 

배경)

"리나야 나 생각해보니, 내성적인 사람같애."

"이제 알았니?ㅋㅋ 너 내성적인 사람이야."

 

꽤나 내성적인 사람인 줄을 이제야 알았다.

회사생활 중에 항상 외향적인 면모만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려 했던 노력들이,

노력이 아닌줄 알았다. 

 

독방에 있는 것을 좋아하고, 나만의 바리게이트를 치는 행위는 단지 취향인 줄 알았다.

대기업 입사를 위해서는 리더쉽이 있어야 하고, 당돌해야 하고,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.. 등등

들리고 보이던 필요 요건들이 앞으로 살아갈 쉬운 삶의 전제로 비춰졌었고 

나 또한 한참을 노력해왔다.

 

혼자 밥먹는 것을 좋아하고, 혼자 거니는게 즐거운게 나인데, 내 안의 나와 이야기하고

농담도 주고받는 게 너무나 익숙한 것들이었는데,

세상이란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"그렇게는 살지 말라"는 환청을 들었던 것인지,

나는 그렇게 살지 않고 있었다.

 

내가 아닌 것으로 나를 살아온 것을 서른이 넘어서 조금 알았다.

큰 계기가 있던건 아니었다.

전쟁터같은 프로젝트 수행 업무 끝의 황량함속에서 찾은 결과다.

 

문제점)

어떤 대책 불가한 일들이 발생할 지 모르고 이를 바로 붙잡아야 하는 내 업무 자체는

굉장히 외향적이어야 하고, 이성적이며 논리적'이어야 한다.'

어떤 이에게는 또박또박말하며 똑똑한 척을 '해야 하며,'

다른 이에게는 사장인 마냥 비아냥거리며 말하고 행동'해야 한다.'

또 누군가에게는 불쌍한 척을 '해야한다.'

'해야 한다'는 강조어구는 '보이지 않는 손'이 외력인것 같다.

 

 

원인 가정1)

이처럼 상황극, 모노드라마, 지킬앤하이드의 주인공이 된 마냥 행동하는 나를 멀리서 지켜보면

웃기기도 하고 매스껍기도 했다.

왜 나는 일관된 패턴/성격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남들과 다르게,

여러 케릭터를 구사하며 파트너들을 대하는 것일까? 이게 어쩌면 힌트일지도 모르겠다.

 

내성적인 면을 감추기 위해 만들었던 장치들인 것이다.

하나의 외향적인 면을 보여주면 될 것을, 조커마냥 여러 케릭터를 만들어 내는 건

하나의 외향성을 가진 인물1의 구사가 스스로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리라.

여기서 더 웃긴건, 나는 외향성이 필요한 이 일을 사랑한다는 것이다.

내향성을 갖는 인물1의 워너비가 외향성을 가진 인물1~10이기 때문인 것일까? 잘 모르겠다.

 

결론)

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리나는 "흐르게 두어라"라고 한다.

바뀌진 않을 것 같다. 끝없는 이 모노드라마의 주인공을 즐길 것 같다. 그리곤 집에 와서 이불속에 숨을 것이다.

누군가에게 나 사실 내성적이야 라는 커밍아웃도 하진 않을 것이다. 자존심에 스크레치가 나기 때문이다.

그냥 흐르게 두어야 겠다.

단지, 카운터파트너를 대함에 있어, 연기가 아님을 주입시키기 위해서는

"액션"과 "대사"속에 진정성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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